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추억만 방울방울

전설적인 영화의 후속편이자 올해 기대작이었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오랜 시간 기다린만큼 기대가 컸지만,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무난한 전개와 반복되는 구조

영화 자체는 특별히 모난 곳 없이 무난하게 흘러간다.
다만 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하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겠지만,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 과정이라도 특별하면 좋겠지만, 막 흥미롭게 풀어내는 것도 아니다. 1편이 신입의 우당탕탕 해결기라면, 2편에서는 인물들의 노련미나 전문성을 좀 더 보여줬으면 했지만, 그런 걸 잘 보여준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주인공의 무엇이 성장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 뿐이다.

저널리즘의 위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1편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설정답게, 현대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저널리즘이 마주한 위기와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나 혁신적인 극복 과정을 보여주기 보다는 자본에 휘둘리는 기존의 구조를 답습하는 것에 불구하다. 그저 언론을 소유한 자본이 그저 독립성을 보장해주길 바라는 이상적인 바람으로 ‘응급처지’할 뿐이다.

부드러워진 미란다

1편과 비교해서 가장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미란다 프리슬리’에서 오는 것 같다. 세월의 흐름때문일까? 전작에서 보여줬던 서슬 퍼런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주변의 상황에 휩쓸리는 모습만 보이는 것 같아, 강렬한 캐릭터를 좋아했던 1편의 관객들에게는 살짝 실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패션 영화는 패션 영화다

서사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패션 영화로서의 정체성은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의상과 패션쇼를 방불케 하는 연출은 시각적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무엇보다도 1편의 주요 인물들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으로도 추억에 젖어들기 충분했다. 딱 속편이 해야할 역할,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일에는 충실한 작품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 밝혀지는 나름의 반전도 있다. 2편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앤디의 입사가 사실 나이젤의 추천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1편에서의 앤디와 나이젤의 관계성을 깊게 만드는 나름 괜찮은 서사였다.

전반적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는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은 아니다.
1편을 그리워하던 팬들에게 보내는 안부 인사 정도로 봐야할 듯 하다.
큰 기대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추억을 되새기며 관람하기에 적당한 작품이었다.